요즘 사람들 다들 당산역 근처에서 어디가 핫하다느니 하면서 줄 서는 곳만 찾아다니는데 도대체 왜들 그러는지 모르겠다. 나는 잘 몰라서 그러는데 거기가 진짜 놀기 좋은 곳인가. 다들 간판 번쩍거리고 음악 소리 큰 곳만 따라가느라 정작 알짜배기들은 다 놓치고 있는 것 같아서 말이지. 사람 많고 시끄러운 곳이 무조건 정답은 아니다. 오히려 그런 북적임 뒤에 숨겨진 조용한 골목의 분위기를 챙기는 게 진짜 고수들이 즐기는 방식 아닐까 싶다.
남들이 흔히 말하는 메인 스트리트의 화려한 술집들, 거기 가면 뭐해. 다들 똑같은 안주에 똑같은 술 마시면서 사진 찍기 바쁜데. 그런 획일적인 유흥이 무슨 재미인지 모르겠다. 나는 차라리 구석진 곳에 있는 작고 투박한 가게들을 기웃거리는 편이다. 시설이 좀 낡았으면 어때. 사람 냄새 나고 주인장 고집이 느껴지는 그런 공간이 훨씬 정겹지 않나. 화려한 네온사인보다는 은은한 백열등 하나가 더 사람 마음을 흔드는 법이다.
당산에서 제대로 한잔하고 싶다면 번화가 쪽은 좀 멀리하는 게 좋다. 다들 남들이 좋다는 곳으로 몰려갈 때 우리는 조금 다른 시선을 가져보자. 굳이 이름을 대지 않아도 골목길을 천천히 훑다 보면 창문 너머로 들려오는 잔잔한 음악 소리가 들리는 곳이 있다. 그런 곳이 바로 진짜다. 메뉴판을 훑어봐도 특별할 것 없는 안주들이지만 그게 오히려 마음 편하다. 너무 세련된 안주보다는 투박하게 썰어낸 메뉴 한 점이 술맛을 더 살려주거든.
밤늦게까지 이어지는 유흥이라 해서 꼭 정신없는 곳일 필요는 없잖아. 오히려 당산 특유의 낮은 건물들이 늘어선 골목을 걷다 보면 나름의 정취가 느껴진다. 너무 예쁘게 꾸며진 곳보다는 조금은 투박한 의자가 놓인 가게에서 창밖을 내다보는 기분이 꽤 괜찮다. 다들 너무 남의 눈치를 보면서 유흥을 즐기는 것 같아 좀 안쓰럽기도 하다. 내 취향은 남들이 정해주는 게 아니라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. 혹시라도 밤바람 맞으며 걷다가 마음에 쏙 드는 작은 가게를 발견한다면 그날은 성공한 거다. 다들 뻔한 코스 밟지 말고 자기만의 아지트를 하나씩 만들어두길 바란다. 굳이 누구랑 시끌벅적하게 떠들지 않아도 스스로를 달랠 수 있는 그런 공간 하나쯤은 있어야 당산에서 잘 놀았다고 하지 않겠나.